원래 A시 수업을 들었는데, 언니가 자기가 초보 때 배운 선생님이 엄청 좋았는데 B시 수업 맡고 있다고 해서 B시로 시간을 옮겼다. 같은 시간 수업이면 재수강 신청을 하면 되지만, 시간을 옮기려면 신규로 다시 신청을 해야 한다. 깊은 물에 된통 당하고 풀 죽어 있던 날 언니가 자기가 수강신청 다시 해주겠다며 큰 소리 친 덕분에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원하는 시간으로 신규 등록을 했다.
새로운 반에 들어가는 첫 날, 준비운동 시연하는 사람이 그날 따라 A반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난 도수 수경을 빼면 눈에 뵈는 게 없지. 전 수영 선생님의 동작을 흐릿한 형체로 보며 열심히 따라했다. 준비운동이 끝나면 다들 제 반을 찾아 간다. 저번 달에는 초보 레인이 어디있는 지도 몰라서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이젠 초보 레인이 왼쪽 맨 끝인 걸 알아서 그쪽에서 기웃기웃 거렸다. 언니의 초보 시절 수영 선생님이자 내 새로운 선생님을 기다리면서.
나를 포함해 초보 레인 앞에서 쭈뼛거리고 있는 너댓명의 사람들 사이로 강사 수영복을 입은 사람이 걸어왔다.
“처음 오셨어요?”
아니 근데 이게 뭐야. 자기가 배웠던 선생님 B시 수업에 있다며. 언니가 또 틀렸다. 언니가 말한 선생님은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B시 수업의 초보반을 맡은 선생님은 남자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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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마는 게 습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