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한 이래로(며칠 밖에 안 됐긴 하지만) 수영장에 가기 싫은 건 처음이었다. 깊은 물의 무서운 맛을 한 번 보고 나니 ‘내가 정말 수영을 할 수 있을까?’ 의심과 의문이 들면서, 민망하지만 여기저기 떠들고 다닌 거에 비해 너무 금방 수영을 그만두게 되는 건 아닐지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도 이대로 그만두는 건 아쉬워서 강습 시간에 맞춰서 수영장에 갔다. 대신, 머릿속으로 30번쯤 연습한 말을 선생님께 내뱉었다.
“저 너무 무서워서 그런데, 혹시 유아풀에 좀 더 있어도 될까요?”
선생님은 그래도 된다고 하시면서, 초보 레인도 같이 가르치기 때문에 유아풀 쪽으로는 자주 못 간다고 알려주셨다. 거기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무서워한다고 생각하셨는지 (무려) 킥판 3개와 거북이 등딱지 같이 생긴 부력 기구(지금까지 이름을 몰라서 등딱지라고 부르다가 오늘 이름을 알게 됐다. 헬퍼!)를 안겨주셨다.
“이제 (이정도 했으면) 무서워하면 안돼요~!”
부력 기구를 중첩한 효과는 굉장했다. 손에 킥판 세 개를 쥐고, 등에 등딱지를 메니 가라앉을래도 가라앉을 수 없는 지경이라 선생님 말씀대로 무서울 일이 없었다. 물론, 유아풀이라 수심이 현저히 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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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공사 문제로 끝없는 정리… 정리… 정리 속에 살고 있습니다. 끝내지 못한 글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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