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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일기] 07. 물싫어인간인줄 알았던 내가 사실 물공포증?!

개인 레슨을 한 번 받고 물에 뜨는 경험을 하고 나니 물에 대한 공포심이 한결 덜어진 느낌이었다. 실제로 바로 그 다음 날 단체 강습에 갔을 때, 맨몸으로도 뜰 수 있게 됐으니 킥판 잡고 뜨는 건 더 수월해서 열심히 발차기를 하며 유아풀을 슝슝 가로질렀는데... 수업 종료 10분 전, 선생님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자, 이제 저쪽(일반풀)으로 옮겨 봅시다." 유아풀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깊이가 약 60cm 정도에 길이도 10m가 채 안 된다. 물 위에 수평으로 뜬 상태여도 손을 아래로 내리면 바닥까지 충분히 닿을 깊이라 심리적 안정감이 있었는데, 갑자기 일반풀이라니! 수영 선배였던 언니에게 "처음 배울 때 한달 정도는 유아풀에 있었다"는 말을 들어서 2번째 수업 만에 일반풀로 가는 게 더..

물먹는 하루 2024.11.13

[수영일기] 06. 처음으로 물에 떴다!

집 근처 수영 센터에서 공사로 한달 간 쉬기 전에 미리 신규 신청을 받은 덕분에 수영 강습까지 준비물을 챙기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물론 미리 잡아둔 여행 일정이랑 접촉 사고 이후로 몸이 계속 안 좋아서 끊어 둔 재활 PT가 있어서 그런지 그 시간이 마냥 여유롭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수영 강습 신청을 (언니 찬스로) 성공하고, 단체 강습을 받기 전에 개인 레슨을 받아서 물에 뜨는 거라도 성공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도 수영을 배운 적이 없고 난생처음으로 배우는 거라 물에 뜨지 못해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던 거 같다. 뭘 배우든 처음에 나쁜 습관이나 버릇이 들지 않았으면 하는 편이라 개인 레슨에 관심이 갔던 걸 수도 있고. 어쩌다보니 일정이 꼬여서 개..

물먹는 하루 2024.11.12

[수영일기] 05. 음~ㅍ푸핳ㄹ우아ㄹ하푸포루ㅏ파

언제나 처음은 떨리고 낯설다.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 대중목욕탕도 잘 안 가서 일단 알몸으로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는 것부터 생경하게 느껴졌다. 어색함을 온몸으로 두른 채 쭈뼛쭈뼛 샤워장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시간 중에서도 인기있는 시간대라 그런지 샤워장에 사람이 많아서 거의 끝쪽까지 가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수업 시간 20분 전부터 라커 키를 받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씻고 수영복을 입는데 허용된 시간은 약 15분 정도. 평소에 느긋하게 씻는 편이라 이런 타임어택도 낯설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악스럽고 투박하게 머리에 거품을 내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옆집 아주머니셨다! 네? 옆집 이웃을, 여기서요? - 나머지는 나중에 이어서… 챌린지 끝나고 글 구멍 메우고 있을 미래가 ..

카테고리 없음 2024.11.11

수영 전 준비(3) : 레이저 제모

부제 :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오늘 글은 TMI가 가득합니다! 읽다 그만두고 나가셔도 됩니다!) 수영은 신기한 운동이다. 운동 특성상 몸을 많이 드러낼 수밖에 없지만 역설적으로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로 이끄는. 몇 년 전부터 몸무게도 안 재고, 다이어트도 안 하고, 화장도 안 하고, 타인에게 외모 관련 말을 하는 걸 지양하려고 노력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부과되는 외적 코르셋을 많이 내려놓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수영을 시작하려 하니 걸리는 게 하나 생겼다. 바로 털. 물밖에서 빠듯하게 입어지는 정도여야 물속에서 알맞은 사이즈가 되기 때문에 수영복을 처음 입어보고 올록볼록 튀어나온 살이 보였지만 그런 건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게 내 몸인데 뭐 ..

물먹는 하루 2024.11.10

수영 전 준비(2) : 사실 필요한 게 좀 더 있다

수영복, 수모, 수경은 없으면 수영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필수 중의 필수품이고, 쾌적한 수영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좀 더 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준비물이 많으면 허들이 높게 느껴져서 곧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수영도 생각보다 필요한 게 많아서 준비하는 게 너무 귀찮았지만 옆에서 언니가 “처음에 딱 한 번만 사두면 더 살 거 없어!!!”라고 몇 번이고 염불을 외워준 덕분에 첫 수영 강습에 가기 전까지 어찌어찌 다 구비해뒀다. 너무 준비를 열심히 해서 어쩐지 바리바리 바리스타가 된 느낌이지만! 1. 샤워 용품 이건 사실 말할 필요도 없는, 수영복•수모•수경에 버금가는 필수품이다. 수영 전후로 머리와 몸을 깨끗하게 씻고 가야되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 짐 늘리기 싫어서 얼굴만 폼..

물먹는 하루 2024.11.09

수영 전 준비(1) : 수영복, 수모, 수경만 있으면 돼!

(치열한 수영 강습 신청을 성공했다는 가정 하에) 수영 강습을 위한 필수품은 수영복, 수모, 수경. 이 세 가지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외에 잡다한 게 있으면 더 좋지만, 저 세 가지가 준비되면 웬만한 건 다 준비됐다고 본다. 1. 수영복, 수모 수영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시작을 막는 장벽이 있다면, 첫 번째, 수강신청하기(정말 빡세다!). 그리고 두 번째가 '수영복을 입는 것' 그 자체. 두 번째 이유 때문에 초보는 3부 수영복이나 5부 수영복으로 많이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난 처음부터 일편단심 원피스 수영복이었다. 운동을 할 때 운동복이 마음에 들고 이뻐야 흥이나는 편이라, 3부나 5부 보다 디자인적으로 선택지가 많은 원피스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주 어렸을..

물먹는 하루 2024.11.08

‘물싫어인간’이(었다가) 수영을?!

엄마와 상관없이 발현된 성향이 있는가하면, 엄마와 밀접하게 관련된 취향도 있다. 날것을 안 먹는다던가, 물을 싫어한다던가, 같은 것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물에 들어가는 걸 별로 안 좋아했고(안 들어가고 그냥 보는 건 좋다!), 대중 목욕탕이나 워터파크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봤다. (나머지는 내일 이어서 쓰겟숴요…)

물먹는 하루 2024.11.07